전주 덕진공원 대학생활의 추억이 잠겨있는곳
저는 전북대학교 졸업생입니다. 02학번으로 입학해서 산소학번이라고도 했는데 가방메고 설렘반 두려움반으로 등교하던때가 바로 어제처럼 생생한데 벌써 그게 15년 전이라니 세월 정말 빠릅니다. 덕진공원은 전북대 옆에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때 학과생활보다는 동아리생활을 많이 했습니다. 오티 엠티 가면서 학과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고 점점 재미를 붙여갈때쯤 동아리활동에 더 재미를 느껴서 점차 학과생활을 멀리하게 되고 동아리 모임은 항상 참석하면서 과생활은 등한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과에서 아웃사이더가 되었지만 학교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이야기가 자꾸 다른곳으로 가는것 같은데 아무튼 덕진공원은 전북대학교 옆에 있기 때문에 동아리 친구들, 선후배들과도 자주 가던 곳입니다. 여자친구랑 자주가던 데이트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그 때 여자친구들은 지금 다들 애기엄마가 되어 있을텐데 20대 초중반의 청춘남녀가 이제는 다 30대 초중반이 되었습니다. 당시에 사겼던 여자친구가 제 담배를 펴보더니 초코맛이 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참으로 옛날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벌써 10년도 넘은 일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소중한 추억들이기에 앞으로도 잊지 못할겁니다.
이곳이 전주 덕진공원입니다. 저에겐 아련히 피어오르는 추억속의 장소입니다. 사진에 보시면 다리가 있고 가운데에 건물이 보이실텐데 그 건물의 1층이 편의점입니다. 오늘가서 찍어온 사진인데 시간상 지금도 편의점이 있는지는 확인을 못해봤습니다. 제가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에는 편의점이 아닌 그냥 개인슈퍼였습니다. 딱히 이렇다할 재고조사도 없었고 그날그날 매출 얼마나왔네 하고 보는게 끝이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사장님이 하셨고 저희들은 그냥 물건진열하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그랬는데 이곳이 약간 특이한 이유가 손님들에게 쥐포등의 안주를 구워줍니다. 일반 슈퍼라고 하기엔 좀 뭐하고 그렇다고 가맥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애매한?? 뭐 그런타입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연꽃인데 덕진공원은 이렇게 한쪽은 연꽃이 피어있고 한쪽은 그냥 호수입니다. 거기서 연인들이나 아이들과 함께 오리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도 대학교때 타봤는데 이거 굉장한 육체노동입니다. 호수 가운데에는 음악분수가 있는데 이 음악분수가 제가 일할 당시에는 오후 8시에 했었는데 7시가 되면 슬슬 사람들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테이블은 10개정도로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마치 호프집에 온 것 마냥 맥주와 안주를 시킵니다. 계산은 계산대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처음에 맥주와 안주는 직접 사서 앉지만 그 뒤에 추가로 드시는 맥주는 여기 몇병이요~ 이런식으로 아주 그냥 호프집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시간대가 제일 바빴습니다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함께 했던 아르바이트였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해도 즐거웠습니다. 그런걸 보면 역시 사람은 혼자사는 존재가 아니라는걸 많이 느낍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것. 그것이 정말 사람에게 가장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듯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나름 관광지이기 때문에 알바생들은 총 4명이 일했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중에서 저를 포함한 3명이 제가 속했던 동아리친구들입니다. 아직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20살 철부지들이 셋이서 매일같이 모여 일을하니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는 친구들입니다. 저도 그렇고 아직 다들 결혼도 안하고 뭐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한명이 9월달에 드디어 결혼을 합니다. 보내는 마음이 참 싱숭생숭합니다. 절대 결혼같은건 안할것 같은 친구들인데 결혼을 한다고 하니 믿기도 뭐하고 안믿기도 뭐하고 나는 뭐하고있나싶은 생각도 들고 그걸 렇습니다. 낮에는 할아버지들께서 잠자리채를 들고 연꽃에 있는 동전을 주우러 다리위를 많이 오셨는데 지금도 그러시려나 모르겠습니다. 희한하게도 사람들이 연꽃에 동전을 던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남자들인데 역시 남자는 이런 게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주우려고 다리위를 왔다갔다 하면서 잠자리채를 열심히 휘두르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 참 별의별 사람 다있습니다. 정말 이런말 하기에는 아직 어린나이라고 생각되지만 세상 참 오래살고 볼일입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일화가 있네요. 어떤 여자분이 핸드백을 연못에 빠뜨렸습니다. 갑자기 다급하게 저에게 달려와서는 핸드백좀 꺼내달라고 하셨습니다. 물에 빠진걸 내가 어떻게 꺼내나 싶었는데 일단 급한대로 잠자리채를 가지고 나가보니 천만다행스럽게도 연꽃줄기에 걸려서 반쯤 빠진 상태였습니다. 팔빠지도록 팔을 뻗고 잠자리채도 최대한 끝부분을 잡아서 어찌어찌 꺼내긴 해서 참 다행이었는데 무게가 상당했기 때문에 하마터면 잠자리채가 부러질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부러져서 다시 핸드백이 물에 빠져버리면 그 여자분은 저에게 뭐라고 했을지 지금도 가끔 궁금합니다. 핸드백을 물어내라고 했을까요?? 빠진걸 꺼내주려다가 그런건데 괜히 덤태기를 쓰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노인분들만 추억을 먹고 사는게 아니라 30대 중반인 저도 추억을 먹고 살줄은 몰랐습니다. 밤 12시가 무슨 밤12시냐 낮12시지라며 허세를 부리고 전북대 대학로를 휩쓸고 놀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블로그를 열심히 해둘걸 그랬나봅니다. 10년동안 하루에 포스팅 한개면 무려 3650개의 포스팅이 있을텐데 그점이 참 아쉽고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금이라도 포스팅을 하게 되었으니 2027년에 블로그를 시작하는 분들보다 10년이 빠르게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또 힘이 나기도 합니다. 한길 물속은 알아도 열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도 있고 사람 앞일은 어떻게 될지 한치앞도 모른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별탈없이 무난하게 시간이 흘러간다면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덕진공원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동물원이 있습니다. 체련공원도 나옵니다. 밤이 늦도록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고 동물원도 가끔씩은 야간개장을 하기 때문에 전주에서는 그래도 볼만한곳에 속합니다. 동물원은 제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다닐 때만 해도 단골 소풍장소였습니다. 그때는 송천동에 초등학교가 송천초등학교 하나 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송천국민학교였고 제가 졸업장에 국민학교라고 써있는 마지막 세대입니다. 2살 밑에 제동생만 해도 졸업장에 초등학교라고 써있습니다. 덕진공원 오늘 정말 오랜만에 가봤는데 청사초롱을 이쁘게 달아놓아서 굉장히 이뻤습니다. 왠지 밤에는 점등이 될 것 같은데 그러면 더 이쁘겠네요. 전주사람으로 태어나 35년중 3년을 제외한 나머지 32년을 전주에서 살았지만 초,중,고등학생때에는 덕진공원을 거의 와본적이 없었는데 20살에 전북대학교를 입학하고 나서는 정말 자주가서 이제 호수만 바라보고 있어도 참 정감있고 한편으로는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하는 생각에 왠지 서글프기도 합니다. 이제 5년뒤에는 마흔인데 그때의 저는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떤일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밤에 쓰는 글은 다음날 아침에 부끄러워서 삭제한다는데 이 글도 그렇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삭제는 하지 않을겁니다. 추억을 생각하며 쓰는글도 다 추억이 될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날씨마저 좋아서 덕진공원 구경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대학생활의 추억이 잠겨있는 곳 덕진공원이 지금도 그렇듯이, 이전에도 그렇듯이, 앞으로도 계속 전주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많은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가 되면 좋겠습니다. 덕진공원 정도면 충분히 그렇게 될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엔 자동차극장도 주차장에서 했었는데 지금도 덕진공원 주차장에서 자동차극장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주에서는 어린이회관과 덕진공원 이렇게 딱 두곳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알고있기로 둘다 상설은 아니고 가끔씩 하는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용하시려고 하신다면 사전에 연락을 해보고 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