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남산의 부장들 김재규를 위한 항변인 두가지 이유

마트직원 2020. 3. 18. 17:50

저는 83년생이기 때문에 무대의 시점인 79년대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감상평을 말하라면 한마디로 이 영화는 김재규를 정당화 시키기 위한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영화의 시점에서만 본다면 부산 폭동이 일어났을때 김규평은 계엄령은 절대 안되며 야당총재 김영삼과 이야기해보겠다고 하는데 경호실장과 박정희대통령은 계엄령쪽으로 의견을 굳혀버리죠. 결국 부산의 무력진압은 김규평이 예상했던 것처럼 부산 인근으로 번지게 되고 폭동의 수위도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영화에서 보여줬다는건 결국 김규평의 판단이 옳았다는 반증이 되지요. 

두번째 이유는 전 경호실장 박용각의 죽음에서 나옵니다. 김규평은 박통에게 묻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길 바라십니까?" 그랬더니 박통은 임자 알아서해. 내가 있잖아 라고 하지요. 이 뉘앙스는 내손으로 직접 처리하기는 좀 모양새가 안좋으니 니가 대신 피 좀 묻혀라는 뜻이고 그래서 김규평은 친구인 박용각을 죽입니다. 그러나 박통은 박용각이 죽든살든 관심없고 원하는 것을 가져오라고 하고 심지어 경호실장과 둘만의 술자리에서 김규평을 폄하하는 말까지 하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김규평은 누가봐도 토사구팽 당하는 모습으로 보이며 박통 암살에 모종의 명분을 주게되는 셈입니다. 

김규평 입장에서는 충성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멸당하는 자신의 처지에 분개했을것이며 이러한 부분은 결국 대통령 살해로 이어지게 되지요. 그리고 영화속에서 박통과 경호실장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말들을 주로 하면서 김규평의 반란(?)에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마지막부분에서 나온 실제 김재규의 최후진술을 통해서도 영화 전반에 흐르는 김재규의 정당함을 보여주지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는데 김재규에 대한 평가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네요. 내란죄를 일으킨 배신자일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투사인지, 이런 영화가 없다면 재조명되지도 않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