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직원의 볼만한 생활정보

영화 카트 나도 마트직원이지만 정말 슬프다 본문

영화 드라마

영화 카트 나도 마트직원이지만 정말 슬프다

마트직원 2017. 10. 21. 10:43

저는 마트직원입니다. 대형마트에서 한 섹션의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데 대학교 졸업하고 나서 이런저런 회사들을 많이 다녔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모두 마트 관련된 유통업에서만 5년을 다녔네요. 그런의미에서 영화 카트 는 누구보다도 저에게 와닿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실화를 근거로 한 영화였다는 점에서 더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영화이기도 하지요. 영화의 줄거리를 다 말하면 스포가 되니까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정말 비정규직의 살기위한 몸무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형마트는 사실 정규직이 별로 없습니다. 농산 축산 수산 등등의 여러 부서가 있는데 그 부서의 관리자들이 주로 정규직 입니다. 나머지는 비정규직인데 계약직으로 몇개월씩 근로계약서를 쓰다가 나중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됩니다. 하지만 내가 나가기 전까지 다닐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무기한의 계약직이라는 말이므로 승진이나 호봉이런건 없지요. , 물론 승진이 아예 없는건 아닙니다. 무기계약직에서도 열심히 잘하고 본인이 원한다면 정규직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렇게 해서 관리자가 되는 케이스도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주로 결혼한 주부님들께서 많이 하시고 또는 일구하기 전에 잠시 생계유지를 위해 학생들이 하기도 합니다.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사회적인 약자입장이기에 영화 카트 에서 나온 내용처럼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해고가 통보되거나 몇달간 나오지 말라고 하면 네~하고 한번에 대답할 사람은 없을겁니다. 주인공 선희(염정아)는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는 엄마지만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 싸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영화 카트 는 만들어지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무기계약직도 어쨌거나 '무기한의' 고용을 인정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없이 해고를 할 수 없지만 잘 아시다시피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혹은 M&A로 인해 인수합병 된 경우에는 고용승계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점장급 이상의 인사를 해고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이유요??

 

마트에서 최전방이라 함은 고객을 응대하는 매장직원입니다. 그리고 그 매장직원중에서도 각 부서를 총괄하는 관리자 및 해당부서 직원들이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회사 임원들보다 급여가 낮고 회사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며, 고객서비스를 실천하는 사람이거니와 실질적으로 점포를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높으신 분들이 해고가 되면 바로 밑에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지만 점포에서 무기계약직 주부사원이 퇴사를 하게 되면 새롭게 인력을 충원하는 방법 말고는 없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이 커버칠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한두명까지는 휴무 반납해가며 매일 풀근무를 하며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하다보면 사람이기에 지쳐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굳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임원급 한명을 자르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극중 혜미(문정희)의 아픔이 느껴지는 얼굴.. 파업에 동참했지만 회사에서는 일부 직원들에게만 따로 연락해 복직을 종용하고 생계가 걸려있는 마당에 그 유혹을 참을수 없었던 혜미는 결국 다시 계산대로 돌아갑니다. 동료들이 차가운 밖에서 농성을 하고 있음을 알지만 어쩔수 없이 포스를 찍어야만 하는 혜미의 슬픈얼굴에 저역시도 만감이 교차한 순간이었지요. 동료들과 사이가 안좋은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생계를 생각하지 않을수도 없고 정말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어쩔수 없이 결정해야만 하는 그런 상황.. 얼마나 슬펐을까요.

실제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어디 마트인지는 공개하기 좀 그렇네요. 실제로 이 사건의 결말은 결국 해당마트 본사는 직원들을 복직시킵니다. 단, 주동자를 제외한 일부만 복직시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실 대형마트는 어디든간에 일종의 노동조합이라고 볼수있는 단체가 있는데 가입하는 것도 눈치보이는 일입니다. 사회구조상 그리고 회사의 인건비 등의 비용등을 고려한다고 했을때 비정규직은 아마 없어지지 않을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소한더러 비정규직의 처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상승시켜야 합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은 결국 다수가 일을 하게 되어있고 결국 비정규직이 탄탄하게 받쳐줘야 합니다.

최전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고 일에 재미가 있어야 회사는 돌아갑니다. 특히 유통회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만약 매장에 계신 주부사원님들이 항상 찌푸린 얼굴로 대충대충 고객맞이를 한다면 누가 그 마트를 오겠습니까?? 하지만 참 아이러니 한것은 이런것까지 본사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저 비용을 줄일 생각만 하지요. 마트매출이 잘 나오려면 다른거 없습니다. 상품? 가격? 신선도? 원가? 매가? 할인율? 폐기? 명절선물세트? 그래요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직접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마인드입니다. 그리고 그 마인드는 그냥 생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회사에서 만들어줘야 하는 부분이며 그 일은 마른수건 쥐어짜는 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저도 마트에 다니다보니 영화 카트 를 보고 이것저것 생각이 많고 말이 길어지네요. 혹시 안보신분들은 꼭 보시기 바라고 매장에서 일하시는 우리 주부사원님들 다시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래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