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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입사준비 하시는분들만 읽어보세요

마트직원 2018. 5. 13. 23:30

블로그 제목에서 알수있듯이 저는 마트직원입니다. 회사를 밝힐순 없으나 이리저리 옮겨다니다보니 어느덧 유통회사에서만 7년째 되가는것 같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뚝심있게 계속 버텼다면 좀 더 높은 직책에 좀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다녔을텐데... 뭔가 100% 확신이 없는 이상은 이직하지 않는게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걸 말하려고 글을 쓰는건 아니구요. 저는 입사후 여러분이 할 일들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제일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는 내가 이일을 하려고 그렇게 어려운 토익공부를 하며 그렇게도 스펙을 쌓았나?? 싶을 겁니다. 높은 토익성적과 학점. 그리고 자소서와 면접을 준비하기 위한 유통전반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과 기업분석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준비를 하셨겠지요. 그리고 실제로 엄청난 공채경쟁률을 뚫고 합격의 영광을 거머쥐었을겁니다.

그렇게 부푼꿈을 안고 매장발령을 받고 나니 생선장수가 되어있는거죠. 뭐 그런거예요. 마트일이라는게. 열심히 후방에서 양말 접고 있고 열심히 수박썰면서 시식하고 그러는겁니다. 컴퓨터에 앉아서 마우스나 클릭질하며 사무업무만 처리하는 사람은 인재로 생각하지 않아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모두다.

물론 그런부분도 필요하지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확인해될 부분들에 대해서 빠르게 캐치하고 그에 대한 심도있는 생각은 매장근무를 통해서, 또는 집에가서 해야됩니다. 무슨말이냐면 매출상승을 위한 고민 , 객단가 상승 및 할인/폐기율 감소에 대한 생각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지 말라는겁니다.

 

기억하세요 우리는 사무직이 아닙니다. 자, 일단 여러분께서 신선부서에 발령을 받으셨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발주입니다. 농산 , 수산 , 축산으로 대표되는 직군이 신선이지요. 신선제품들은 유통기한과 별도로 진열기한이 있습니다. 제품마다 2일 , 3일 , 4일 등등 신선함이 유지되는 기간안에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 신선부서의 숙명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발주를 할때 재고만 보고 발주하면 안됩니다. 판매량보다 많은 재고가 있어서 발주를 안했는데 알고보니 그 상품이 내일이면 다 빼야되는 날짜라면 그대로 결품이 생겨버리게 되지요.

아까워서 하루이틀 더 뒀다 판다구요?? 네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경우는 할인판매를 해야 합니다. 할인도 아깝다고요?? 여러분도 고객도 누구나 마찬가지로 신선하지 않은 제품을 정상가로 사주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사준다면 다행이지요.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가 나중에 다 썩거나 혹은 50%로 판매해도 누가 사가지 않는 날이 옵니다. 그렇게 전량폐기를 하면서 멘탈이 붕괴될수도 있지요.

 

발주는 판매량에서 조금 윗도는 양으로 해야 됩니다. 고객은 본인들이 알아서 먼저들어온 상품을 사지 않습니다. 최근에 들어온 제품을 사게 되지요. 그렇다면 매일매일 당연히 그날 빼야되는 상품들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할인판매 자체는 마트의 숙명입니다. 단지 그 수율을 얼만큼 조절할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관건이지요.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에 대한 평가는 은근히 간단합니다. 매출을 얼마나 올렸는지 , 이익을 얼마나 냈는지 , 본사차원에서 진행하는 부분들에 대한 빠른 실행이 되었는지 , 직원들과 단합이 잘되는지 뭐 등등등 .. 일단 그중에서도 제일은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지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발주란 판매량 , 진열기한 , 사회적이슈 , 날씨 , 행사포커스 , 진열위치 , 규격 등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야됩니다.

신선부서는 발주에서 시작해서 발주로 끝나지요. 과다발주가 이루어지게 되면 그대로 할인/폐기로 이어지고 금액적인 마이너스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인력까지 소모가 되니 다른 루틴업무들에 대한 소홀함으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발주를 줄여버리면 결품이 생기게 되어 고객들에게 팔지 못하는 기회로스가 발생하며 하필이면 또 그걸 사러 일부러 온 고객들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본인들이 찾는 제품이 몇번씩 없게 되면 그뒤론 아예 안오거든요. 또한 결품이 생기고 매장이 비어버리면 직원들도 진열 , 할인 , 폐기 , 매장손보기 등등에 대해 할게 없어집니다. 그래요 물론 유통기한 점검하고 후방정리하고 뭐 그러면 되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형마트는 많은사람들이 계속 구매를 하고 적은 직원들이 바쁘게 계속 진열을 해줘야 하는겁니다. 그런데 결품이거나 진열할 물건 자체가 별로 없으면 그냥 뻥찌는거죠. 넋놓고 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물론 처음발령받은 여러분에게 당장 발주를 시키지는 않을겁니다. 뭘안다고 발주를 시키겠어요. 진열하는 방법부터 배우게 될거고 저울대에서 무게 달아주는것 부터 배우게 될겁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언젠가는 여러분도 발주를 해야됩니다.

대형마트는 어디든지간에 일단 부점장 정도까지는 승진을 해야 현장에서 손놓고 컴퓨터로 전산업무를 할 짬밥이 됩니다. 각 섹션별 최고관리자까지는 일단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해야 해요. 신선부서가 아니라 가전부서에서 일을 하게 되면 조금 다른 경우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님이 200만원짜리 냉장고를 샀어요. 근대 다음날 전화가 옵니다. 냉장고 소리가 너무 시끄럽고 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당장 가져가서 새걸로 가져오든가 환불을 해달라고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바로 환불이 될거 같나요?? 안됩니다. 이건 만원짜리 참외한봉지 교환해주는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거든요. 일단 A/S를 권유해야 됩니다. 그럼 고객님이 펄펄 뛸겁니다. 아니 어제 산거를 무슨 하루지나서 A/S를 받냐고 기분나빠서라도 바꿔주라고 그럴겁니다. 물론 삼성 엘지 등등 회사마다 환불규정이 있습니다. 조금까다롭지만요. 그 과정들을 고객님과 '함께' 잘 버텨내시면 됩니다.

진정한 최전방은 계산대입니다.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영어도 쏼라쏼라 잘하며 다른 회사도 면접까지 다 합격해놓고도 대형마트 입사를 선택한 여러분은 이제 아주머니들의 장바구니 속에 있는 참치캔과 기저귀 육포등을 계산해주시면 됩니다. 계산도 막상 해보면 쉬운거 아닙니다. 그냥 띡~찍고 얼마입니다 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2+1인데 고객님이 2개를 가져오셨네요. 행사를 안내해드리고 1개를 더 가져오라고 말씀드려야지요. 가져다달라고 할겁니다. 해당직원과 무전해서 가져오는데까지 시간좀 걸리겠지요. 고객님은 기다리시기 지루해하실거고 뒷줄에 있는 사람들은 여러분을 째려볼겁니다.

 

그냥 카드로 긁고 계산하면 좋으련만 또 이것저것 쓰신다고 합니다. 하나라도 틀리면 안됩니다. 클레임걸리면 그것도 클레임비용으로 따로 나갑니다. 어찌어찌 계산을 하고 다음고객님 해드리고 있는데 영수증을 들이밀면서 이거저것 물어볼겁니다. 뒤에 줄은 이미 죽~~ 늘어서있지요. 그래도 웃으면서 잘 응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써놓고 보니까 뭔가 디스하는 느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트생활은 꽤나 재미있는 곳입니다. 물론 출근할때부터 퇴근할때까지 바쁘지만 그래도 공장처럼 고정적으로 단순반복하는 일은 아니구요. 그렇다고 사무직처럼 좀이 쑤시게 앉아있는 일도 아니구요. 적당히 몸을 쓰며 끊임없이 머리속에서 좀 더 나은 방향에 대한 고민도 합니다. 하다보면 재미도 있으실거예요. 물론 일을 재미로 하는 사람은 없고 생계를 위한 수단이지만 조금이나마 '흥미'를 가지고 일할수 있는 업종이란건 자신있게 말씀드릴께요. 힘내시구요. 여러분의 앞길에 건승을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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