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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대형마트 사용불가 국민청원 진행중이네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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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대형마트 사용불가 국민청원 진행중이네요.

마트직원 2020. 5. 8. 00:51

5월 4일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었는데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들어가보니 대형마트에서도 사용가능하게 해달라는 청원이 있더라구요. 긴급재난지원금 대형마트 사용불가에 대한 내용은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 하는것 같긴한데 취지가 소상공인,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이다보니 어쩌면 국민모두 재난지원금은 대형마트에선 사용이 안된다는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것 같습니다. 청원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마트직원의 입장에서 말씀드려볼께요. 제가 마트에서 근무하니 무조건 마트에서 사용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청원하신분의 나름대로의 포인트는 노란색 형광펜으로 표시하였습니다.

< 5월 4일 시작된 청원 >

협력업체는 중소기업이다. 80%는 맞고 20%는 틀린 이야기

청원하신 분께서 저희같은 중소기업은 어떻게 버틸수있습니까라고 말씀하셨는데 제 생각엔 아마도 정말 소기업을 염두해두고 하신 말씀인것 같아요. 그러면 저 말은 매우 타당한 말이 됩니다. 그런데 대형마트 협력업체는 그만한 물량을 댈만한 규모와 자금력 신용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중에서는 꽤나 입지가 굳건하고 큰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농산매장에 지역상생의 의미로 지역업체와 과일납품건을 본사차원에서 체결했다면, 그 지역업체는 지역내 1,2위를 다투는 거대한 도매상인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그런 대형 중소기업(?)을 제외한다면 위에서 청원하신대로 중소기업의 숫자도 상당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마트마다 PB상품이 있지요?? 여러분들이 제일 많이 들어본 유통회사 pb상품은 아마도 노브랜드 일겁니다. 노브랜드도 일종의 pb상품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여러 중소기업들의 질좋은 상품을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로 판매가 되는 겁니다. 노브랜드 이전에 각 마트마다 치중했던, 심지어 ssm규모의 마트에서도 pb상품이 있지요. 모든 대형마트는 PB상품에 집중합니다. 대형마트에서 pb에 집중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번째, 거래에 있어 유통회사의 입지가 더 커지고 이는 곧 마진에 있어 주도권을 잡게 됩니다. 두번째, 대부분이 위에서 말씀하신 중소기업의 제품이기 때문에 지역상생이라는 화두마저 알차게 챙겨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3사 유통회사에서는 대외적으로도, 대내적으로도 이득인 pb상품에 집중하는 것이죠. 그런데 대형마트가 고꾸라지면 당연히 pb상품에 대한 주문도 적어질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pb상품을 대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그 해당마트가 제일 큰 거래선이 될수밖에 없는데 그게 적어지면 그대로 치명타를 입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 중소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생계에도 타격이 있을수밖에 없지요.

위에서 제가 대형마트와 계약하는 지방업체들은 큰 규모의 업체가 된다고 했는데요. 큰 규모의 업체뿐만 아니라 바로 위에 청원에서도 나와있듯이 각 지역의 생산자이며 적은 규모의 중소기업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개인도 있지요. 위에서 PB상품에 대해 언급했는데 NB라고 부르는 일반상품들 중에서도 지역농가와 협의된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매출저하는 이러한 농가소득의 감소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분들이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면 올바른 타계책이 될까요?? 인터넷쇼핑몰은 하루에도 수십개가 생기고 수십개가 없어집니다. 오히려 고정적으로 마트하나 끼고 있으면 그게 더 안정적인 수익이 될 수 있지요.

정말로 대형마트 의무휴일로 인해 재래시장이 살아났을까??

정부의 바램대로 대형마트 규제를 통해서 재래시장이 살아났다면 저도 찬성했을겁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것은 의무휴일 전날 토요일에는 대형마트 매출이 미친듯이 올라갑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손님들은 '내일 여기 문닫으니까 재래시장가서 사자'가 아니라, '내일 여기 문닫으니까 오늘 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트규제로 맞추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 아닐까요?? 오늘날 대형마트는 2000년대 초반처럼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유통채널은 아닙니다. 실제로도 매출은 급감하고 있고 인원감축마저 하고 있는 형편이지요. 인터넷판매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고 학생들은 편의점이 더 익숙합니다. 스마트폰이 TV보다 친숙한 지금의 10대 학생들은 지금은 편의점이 익숙하지만 나중에 성인이 되면 인터넷쇼핑몰을 더 이용하게 되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마트 휴일 전날에는 유독 장사가 잘된다면?? 그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법이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청원내용중에 상당히 합리적인 부분이 눈에 띄는데 무조건 확대가 부담스럽다면 일정한도 내에서는 사용하게 해달라는 부분입니다. 대형마트는 신선상품의 경우 밤에 할인율이 높은데 일부러 이시간에만 오는 손님이 있을정도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그분들은 생활이 여유롭지 못하기에 일부러 할인상품만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상황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대형마트에서 일부분이라도, 단 10만원이라도 사용가능하게 되면 이분들께도 좋은일입니다.


여러분께서 오늘 대형마트에서 구매하신 반찬은 매주 화,수,목요일에만 입점하는 협력업체에 고용된 아랫집 은퇴한 아주머니 직원분일 수 있고, 여러분께서 오늘 저렴하다고 구매하신 흰티는 옆집 총각이 결혼을 목표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에서 알차게 뽑아내고 있는 직물로 만든 옷일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금수저들이 오는 그런곳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오는, 평범한 사람들이 판매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터이자 쇼핑장소입니다. 물론 재래시장도 그렇고 모든 골목상권에 있는 상인분들도 하나같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규제가 대형마트에 집중되어 있다면 청원을 올리신분이 말씀하신것처럼 그 대형마트 협력업체까지도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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