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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초임 연봉 따지지 말고 들어가서 버티세요

마트직원 2017. 10. 23. 01:25

언제나 매년 모든 대학생 및 취준생분들은 대기업 대졸 초임 연봉 검색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좀 단도직입적이고 현실적으로 말씀드릴테니까 너무 기분나빠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연봉을 받으며 이름있는 굵직굵직한 회사에 다니는 것 당연히 누구나 원합니다. 대기업 아니면 공무원 둘중 하나가 되는게 지금 현실적으로 제일 좋잖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결국 적성 안맞아서 퇴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유도 가지각색이지요. 원래 모든일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연히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간의 관계가 그렇듯이 말이죠. 친하지 않았을때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그사람을 점차 알게되면서 아 이런 사람이구나 싶을때 있으실겁니다. 그러면 이사람과 더 친하게 지내야겠다 거리를 둬야겠다 답이 나오지요. 하지만 회사생활은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좋든 싫든 현실이든 허세든 간에 아무튼 생계를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입사하기 전에 몰랐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을 점차 알게 될수록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떨어지고 의욕이 떨어지기도 할겁니다. 때론 정말 안좋은 상사를 만나서 참 괴롭기도 할겁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제가 꼭~ 드리고 싶은말은 버티세요 이한마디입니다. 어느 회사나 어딜가든지 안좋은점은 있습니다.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은 어디나 있어요. 그런데 그걸 못버티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보면 저처럼 됩니다.

 

제가 27살에 대학교 졸업해서 28살에 공채로 유통생활을 시작했지만 하루 16시간씩 일하는게 싫어서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나서 다시는 유통생활 안한다고 다짐하고 이리저리 다녔었지요. 통신사 고객센터에서도 일했습니다. 6개월을 일했지요. 40명에 육박했던 동기들 다 그만두고 지금 2명 남아있습니다. 남아있는 동기들은 모두 팀장이 되었습니다. 전주에 사는 저는 멀리 일산에서도 일했습니다. 물론 또 그만뒀지요. 같은 기수로 입사했던 형은 지금 과장이 되어 있습니다. 저요?? 블로그 제목에서도 아시다시피 다시 또 마트직원하고 있습니다. 어찌어찌 운이 좋게도 정규직 관리자로 다시 일하고는 있지만 제 나이 34살에 정규직 관리자가 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늦게 다시 시작한겁니다. 그럼 28살때 일했던 그 마트에 있던 그 동기는 지금 뭐가 되었을까요?? 점장입니다. 네 맞아요. 점장입니다. 어떻게 벌써 점장을 달았냐구요?? 대형마트가 아닌 ssm에서는 그게 가능합니다. 아, ssm은 super supermarket의 약자로 우리나라에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수퍼마켓 이렇게 있습니다. 물론 각 지역별로 군소마트들도 포진해 있지만 전국구 빅4는 이렇게 입니다. 아무튼, 저는 지금 대형마트에서 부서 관리자이지만 그 동생은 SSM 점장이죠. 용꼬리보다 뱀머리 아니겠습니까? 그 동생이 더 잘나가는겁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제가 못나서 그랬을까요?? 저는 80대1의 경쟁율을 뚫고 합격한 70명 합격생들 9박10일 간의 연수동안 4등을 했습니다. 점장이 된 동생은 순위권에도 없었고 뭐할때마다 모르는거 물어보던 친구였지요. 단, 저는 인내심이 없었고 이리저리 머리굴리며 과연 이게 정말 내가 할일인가를 고민할때 그 동생은 우직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잘할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쌓아올린겁니다. 버틴겁니다. 그냥 계속 버틴거예요. 고객센터 팀장이 된 동기는 저보다 잘났을까요?? 아니요. 실적이 저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루하루 밀려드는 전화들에 스트레스 받고 내가 또 왜 여기있나싶은 나약한 생각을 할때 그친구는 그냥 온몸으로 다 받아내며 버틴겁니다. 그게 그 친구를 팀장으로 만든겁니다. 는 부끄럽고 인내심 없던 지난 일들을 여러분들께 말하는 걸까요?? 여러분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고객센터든 마트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이 악물고 버텨보겠지만 시간은 돌릴수 있는것이 아니므로 지금 늦게나마 다시시작한 유통생활에서 우직하게 버티는 중입니다. 나중에 20년이 지나서 50대 중반이 되어 대형마트 점장을 하고 있을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죠. 늦게 시작한 만큼 점장승진이 상당히 늦어지긴 할테지만 그래도 50대 중반에 대형마트 점장하고 있으면 어디가서 꿀리진 않으니까요. 그거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티는 겁니다. 물론 적성에 맞기도 하구요. 안그랬으면 뭐하러 또 흘러흘러 다시 유통업에 왔겠나요.

 

여러분, 대졸 초임 연봉 이게 문제가 아닙니다. 신입사원은 3/6/9/1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사후 3개월 6개월 9개월 1년이 지나면 반절 이상이 퇴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짧다면 짧은 7년의 사회생활을 해보니 맞는말이더군요. 초봉을 보고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적성을 보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성은 맞는데 다른것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만둔다?? 그런 어리석은 짓만 하지 않고 그냥 계속 버티세요. 어느 회사든 오래 버텨야 길이 보입니다. 이것은 진리입니다. 하다하다 정 안되면 경력직으로 이직할수 있을만큼은 다니세요. 어느 회사든 경력직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3년은 있어야 합니다. 급수좀 되고 해야 경력으로 인정받지 내내 해봐야 사원상태에서 1년 찔끔 다니고 이직해봐야 어차피 또 신입으로 굴러들어가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그런실수 하지 마시라고 오밤중에 글을 쓰는 겁니다. 물론 돈 많이 받고 적성도 맞고 즐겁게 일하면서 오래 일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사람 사는거 그렇게 내맘대로 안되잖아요. 그렇다면 차선책을 선택해야 하는데 왜 꼭 기준을 일단 연봉으로 잡는지 극 아쉬워서 하는 소리 입니다. 그냥 다 필요없고 현실적으로 말해서 왠만하면 참고 참고 그냥 담배나 한대 피고 참고 동료랑 술마시며 뒷담화 하면서 참고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 일단 버텨서 1년 일단 버텨보세요. 일단 1년 지나면 그다음 슬럼프는 3년 5년 이런식으로 옵니다. 처음에 3,6,9개월 보다도 긴시간이죠. 그렇게 그냥 버티다가 보면 길이 보이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많은 회사를 옮겨 다녔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적성은 다 맞았는데 그때 그 순간이 힘든걸 견디지 못하고 나약한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그냥 동료랑 술한잔 먹으면서 속엣말 쏟아내고 풀껄 하는 후회가 듭니다. 그냥 담배하나 더 피면서 맘좀 가라앉힐껄 후회가 듭니다. 예전에 서울 본사에서 오리엔테이션 할때 인사대리님께서 하신말이 생각나네요. 그 때 뭐라고 하셨냐면, "여러분들 힘들때마다 이걸 기억하세요. 여러분이 지금 앉아있는 그자리는 80명이 앉고 싶어한 자리입니다." 경쟁율이 80대1 이었기 때문에 비유적으로 말씀하셨던건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명언이네요. 그런데 막상 퇴사할때는 그걸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힘든것만 생각하기에 급급했지요. 취준생 여러분, 그리고 공시족 여러분, 그리고 대학졸업예정자 여러분 모두모두 일단 적절한 연봉에 적성도 얼추 맞으면 그냥 버티세요. 예전엔 대졸 초임 연봉 희망금액이 3천만원 이상이었던거 같은데 취업이 잘 안되다보니 많이 낮아졌더군요. 

솔직히 요즘은 얼마를 주느냐보다는 얼마나 다닐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거고 입사는 회사가 결정해도 퇴사는 내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할수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 최선은 버티는겁니다. 정안되면 다른곳 갈데라도 정해놓고 가세요. 그것도 정 안되면 그냥 다니면서 월급루팡하세요. 아, 월급루팡은 그냥 대충대충 시간때우기식으로 일하면서 월급만 축내는 사람을 뜻합니다. 물론 그런 사람이 되면 안되겠지만 정안되면 별수있나요 그렇게라도 버티세요. 버티다보면 답이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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